여자의 마음을 홀리는 남자의 행동들 - 미래진로플래너




1. 혼자 할 수 있는 일도 챙겨주는 것.

 

올해 82세가 되신 김순옥(가명, 무직) 할머니께선, 어렸을 적 '통조림 깡통을 손 다치지 않게 열어주었던 한 남자'를 잊지 못하고 계시다. 그게 벌써 60년도 더 지난 일인데 말이다. 결혼은 그 남자가 아닌 다른 분과 했다는 게 함정이긴 하지만, 여하튼 정말 별것 아닌 '통조림 깡통 열어주었던 것'에 대한 친절은 김할머니의 마음속에 여전히 아로새겨져 있다.

 

혼자 충분히 들 수 있는 물건을 같이 들어주겠다고 하거나 대신 들어주겠다고 한 사례, 음료수를 줄 때 뚜껑까지 열어 준 사례, 식당에서 음식을 함께 먹을 때 받자마자 자신의 음식을 일부 덜어 권한 사례 등, 정말 별것 아니지만 저 소소한 배려나 친절에 감동하고 반하는 경우가 많다.

 

저런 친절과 배려는 훈련되지 않으면 베풀기가 쉽지 않다. 특히 남자들의 세계에서만 주로 생활하던 대원의 경우, 남자끼리 음료수 뚜껑을 열어 건네거나 춥다고 장갑 등을 벗어 줄 일이 없으니, '내 일은 내가 알아서, 네 일은 네가 알아서'의 개인플레이에만 익숙할 수 있다. 심한 경우, 같이 밥 먹으러 갔을 때 이쪽에 수저통이 더 가까움에도 불구하고 꺼낼 생각을 하지 않고 멍하니 있기도 한다.

 

더불어 '나는 괜찮지만, 상대에게는 힘들 수 있는 일'을 짐작해 배려하는 행위 역시 상대에겐 감동이 될 수 있다. '나'만을 기준으로 생각한다면, 상대가 구두를 신었다는 걸 생각하지 못한 채 이쪽은 편한 신발 신었으니 한 시간 반 동안 같이 걷는다든가, 야구장에서 상대는 찬 밤공기에 저체온증 겪고 있는데 이쪽은 별로 안 추우니

 

"왜요? 재미없어요? 어디 불편해요? 잘 안 보이죠? 자리 바꿀까요?"

 

라는 이야기만 하는 일을 벌일 수 있다. 이 부분이 평소 익숙지 않은 사람은 이성과 만나면 머릿속이 하얗게 변해 어쩔 줄 몰라 하거나, 괜히 자기 코만 만지다 돌아올 확률이 높다. 무슨 얘기를 하면 좋을까만 생각하지 말고, 상대를 내가 잘 아는 곳에 '초대'했다고 생각하며 리드해 보자. 우리 집에 온 손님에게 앉을 곳을 마련해 주고 마실 것을 내어주는 것처럼 상대를 대한다면,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어려움을 겪는 일은 확연히 줄어들 것이다.

 

 


2. 상대의 얘기를 끊지 않고 들어주는 것.

 

생각보다 상대의 말을 끊는 사람들이 많다. 이쪽에서 잘 모르는 얘기를 상대가 한다 싶으면 주제를 돌리기도 하고, 아는 걸 얘기하면 한술 더 떠 얘기하느라 상대의 말을 끊기도 한다. 특히 남성대원이 이성과 만났을 땐,

 

'리드해야 해.'

'유머러스한 모습을 보여줘야 해.'

'날 최대한 어필해야 해.'

 

라는 강박으로 인해 폭투하는 일이 잦다. 난 그런 대원들에게

 

"곰곰이 생각해 보세요. 상대는 문제 해결을 도와달라고 한 적 없고, 조언을 해달라고 한 적도 없습니다. 아는 사람 얘기해달라고 말 꺼낸 것 아니고, 심리치료 해달라고 부탁한 적도 없습니다."

 

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상대가 여행 이야기를 하면 "아, 거기 내가 아는 사람도 거기서…."라며 치고 들어와 대화를 장악하거나, "거기보다 호주가 더 나아요. 호주는…."따위의 이야기를 하며 상대 기분에 찬물을 끼얹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꼭 뾰족한 해결책 같은 걸 제시하지 않더라도, 말을 끊지 않고 끝까지 들어주는 것만으로 상대는 큰 위안을 얻을 수 있다. 잘 듣기만 해줬을 뿐인데도

 

"너랑 대화하면, 다 해결된 것처럼 마음이 편해."

 

라는 감사인사를 듣는 사례가 있었고, 결혼한 커플부대원 중에는

 

"제 남편이 외국인이에요. 연애할 때 제가 영어에 서툴러서 더듬더듬 말했는데, 그걸 끊지 않고 끝까지 들어준 우리 신랑의 이해심에 더 깊이 빠져들었어요."

 

라는 간증(응?)을 한 사례도 있다.

 

나아가 말을 끊지 않고 끝까지 듣는 태도는, 커플부대원이 된 후 다툼이 생겼을 때에도 빛을 발한다. 어느 여성대원은 남자친구와 다툼이 있을 때 자신의 불만들에 가시를 달아 아프게 계속 쏘아댔는데, 남친은 그 이야기들에 아무 토를 달지 않고 차분히 다 듣고 있다가

 

"마음속에 응어리 없이 다 얘기한 거지? 난 그 부분에 대해서 이렇게 생각해…."

 

라며 화해를 이끌어내는 모습에 감동했다고 한다. '조언자'가 되어 상대를 가르치려 하지 말고, '동반자'가 되어 함께한다는 생각으로 관계에 임해보자.

 

 


3. 관심의 표현과 칭찬.

 

돈을 들이지 않고도 상대에게 선물할 수 있는 게 바로 '칭찬'이라는 건 누구나 안다. 하지만 알기만 할 뿐 제대로 활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으며, 어떤 이는 한 번도 누군가를 칭찬한 적 없이 일 년을 보내기도 한다. 2015년도 이제 절반이 지났는데, 이 글을 읽는 그대도 올 상반기에 몇 명에게 칭찬을 했는지 한 번 떠올려 보길 바란다. 아니면 카톡 리스트에 추가되어 있는 지인 중, 지금껏 몇 명에게 칭찬을 해봤는지를 한 번 생각해 보자. 혹시 꽤 친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조차 칭찬을 한 적이 없진 않은가?

 

무작정 칭찬을 하길 권하는 건 아니다. 영혼 없는 칭찬은 상대도 금방 눈치챌 수 있으며, 그저 '립서비스'로 분류되어 오히려 이쪽을 가벼운 사람처럼 보이게 만들 수 있다.

 

내가 권하고 싶은 건, 이쪽의 '안목'을 드러낼 수 있는 칭찬이다. 이건 오래전 내가 들었던 예시이긴 한데, 그대가 '사나운 개'를 표현하고자 칼날을 이어 붙여 조형물을 만들었다고 해보자. 작품명에는 '개'라고 밖에 써놓지 않았는데, 지인이 그걸 보고는

 

"쓰다듬기 불가능한 사나움을, 칼날로 표현한 거야? 멋진 아이디어네!"

 

라는 이야기를 한다. 그럼 칭찬을 받은 그대도 기분이 좋지만, 나아가 작품에 부여한 의미를 읽어내는 상대의 안목에 감탄하지 않겠는가. 단순하고 진부한 예쁘네, 잘 어울리네, 좋네, 괜찮네 등의 이야기나 호들갑이 아니라, 이쪽의 안목까지 포함된 칭찬을 하길 권해주고 싶다. 딱 한 발짝만 더 나아가 좀 더 구체적으로 칭찬을 하면, 상대가 받는 감동은 제곱으로 늘어날 수 있다.

 

관심의 표현 역시 마찬가지다. "나 너에게 호감이 있는데…." 따위의 표현은 진부하고 투박하다. 없던 용기까지 냈다고 말하며 저런 표현을 하느니, 차라리 상대의 작은 변화까지도 감지하며 관심이 있다는 걸 표현하는 게 낫다. 평소와 다른 표정을 하고 있으면 무슨 일 있었냐고 묻거나, 상대가 한껏 꾸미고 온 날에는 그걸 알아봐 주는 것이다. 상대가 뭔갈 새로 샀다면 그게 잘 어울린다고 말해주고, 자신 없는 모습을 보이면 상대의 장점을 짚어주며 잘 될 거라고 얘기해보자.

 

우리끼리니까 하는 얘기지만, 나도 지인이 키우는 고양이엔 사실 별 관심이 없지만 그 고양이들의 이름을 외우고 있다. 또, 내가 선호하는 향기가 아닐지라도 상대에게서 향기가 나면, 무슨 향인지를 묻곤 한다. 7월쯤 이사 간다고 했던 지인의 말을 기억해 이사 잘했냐고 묻기도 하고, 지인이 어떤 캐릭터를 좋아한다고 했는데 패스트푸드점에서 그 캐릭터가 포함된 세트를 팔고 있으면, 사진을 찍어 지인에게 그 소식을 전송하기도 한다. 이런 관심의 표현과 노력이 있기에 지인들과 나는 서로의 생일도 챙기고, 또 기쁘거나 슬픈 일이 있을 때에도 함께 하는 것 아닐까?

 

단순히 '얼른 친해져서 사귀고 싶다'는 건 관심이 아니다. 그건 오히려 욕심에 가까우며, 그걸 상대에게 떠넘기는 건 고백이 아니라 부담이다. 그러니 관심을 표현한답시고 '나만 속이 후련한 고백'을 하진 말고, 정말 상대에게 관심을 가지며 그 관심을 조금씩 표현해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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